이통3사 “5G 추가 주파수 필요 없다”...3.7㎓ 용도 변경될 수도
이통3사 “5G 추가 주파수 필요 없다”...3.7㎓ 용도 변경될 수도
  • 이진 기자
  • 승인 2024.07.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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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7월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발표
"주파수 용도 변경, 수요처에 따라 열려 있다"

과기정통부가 3.7㎓ 주파수 대역을 5G용으로 배정할 예정이지만, 수요가 없어 당분간 할당이 힘들 전망이다. 이통3사는 현재 주파수로도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어 추가 대역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통사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하지 않을 경우, 신규 수요자 등장과 같은 여건을 고려해 주파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7월 발표할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을 통해 3.7㎓ 주파수 대역을 5G용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사진 픽사베이)
과기정통부는 7월 발표할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을 통해 3.7㎓ 주파수 대역을 5G용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사진 픽사베이)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7월 중 차세대 주파수 공급 계획인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한다.

과기정통부는 전파법 제8조 전파 이용의 촉진과 전파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의 개발, 전파방송기기 산업의 발전 등을 위해 5년마다 전파진흥기본계획을 세운다. 전파진흥기본계획에는 ▲전파방송산업육성의 기본방향 ▲중‧장기 주파수 이용계획(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새로운 전파자원의 개발 ▲전파이용 기술과 시설의 고도화 지원 ▲전파매체의 개발과 보급 ▲우주통신의 개발 ▲전파이용질서의 확립 ▲전파 관련 표준화에 관한 사항 ▲전파환경의 개선 ▲그 밖에 전파방송진흥에 필요한 사항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중‧장기 주파수 이용계획)은 전파진흥기본계획의 일부다. 

정부는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에 5G용으로 준비한 3.7㎓∼4.0㎓ 대역 300㎒ 폭의 주파수 활용 계획과 함께 2030년 상용화 예정인 6G 주파수 계획 등 폭넓은 중저대역 주파수 활용 계획을 담는다. 주파수 할당을 위한 경매는 수요처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진행된다. 수요가 있다면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발표 후 바로 경매 절차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경매 시기를 확정하기 어렵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의 5G 트래픽이 예상과 달리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에서 정한 용도를 한 번에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요처가 있거나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쓸 방안이 있다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경매 절차 역시 수요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정부의 5G 주파수 추가 할당 추진에 부담이 크다. 5G 통신망은 3360만(4월말 기준) 가입자를 수용하고도 남아돈다. 지금도 충분하고, 고용량 트래픽을 발생하는 콘텐츠가 대규모로 확장되지 않는 한 추가 주파수의 필요성도 아직 없다.

2019년~2024년 4월까지의 월간 1인당 5G 평균 데이터 사용량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 단위:GB. (이진 전문기자)
2019년~2024년 4월까지의 월간 1인당 5G 평균 데이터 사용량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 단위:GB. (이진 전문기자)

과기정통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30GB를 넘지 않는다. 2019년 27.282GB(12월말 기준, 이하 동일), 2020년 26.76GB, 2021년 26.924GB, 2022년 27.762GB, 2023년 28.223GB였다. 올해 4월말은 28.588GB로 5년째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은 기존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이뤄지는 것이다"며 "현재 트래픽 대비 수용 정도는 통신망의 전체 능력 대비 5%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고, 트래픽이 몰리는 곳이라고 해도 20%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정부가 고심 중인 5G용 주파수를 추가 할당받은 후 데이터 수용력을 더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과다 투자로 비칠 수 있어 비용을 쓸 명분이 적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에 2년전 5G에 사용 중인 3.7㎓ 대역의 인접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SK그룹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진두지휘 중인 그룹 전반의 재조정(구조조정) 움직임이 있으며, AI와 반도체가 그룹 투자의 중심에 있다. 통신이 주인공은 아니다.   

탈통신 전략의 KT와 LG유플러스도 어려운 처지다. 2023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KT는 1조 6498억원, LG유플러스는 9980억원을 기록했다. 포화 상태인 이통시장에서의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AI와 클라우드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KT와 LG유플러스가 5G용으로 100㎒ 폭의 주파수를 할당받는다고 할 때, 주파수 할당 대가와 통신 장비 구입비, 망 설치비, 주파수집성기술(CA) 적용 등에 최소 1조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볼 때, 당장 필요하지 않은 주파수 할당에 비용을 쓰기 어려운 셈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주파수 확보 움직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통신 시장은 가입자 수가 인구보다 많은 포화 시장이다"며 "신규 수익을 위해 비통신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신규 주파수 확보와 관련해) 기존 5G에 더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 내부에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 주파수를 받는다고 하면, 기존 주파수와 연계해 사용하는 CA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통신 장비 회사에 발주하는 등 신규 투자비가 상당 규모 투입돼야 한다"며 "통신망이 과부하 상태라면 당연히 신규 주파수를 할당해 달라고 먼저 요청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alfie@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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